좋은 풍광 속을 걷고 싶으면 생각나는 제주도. 하지만 짧은 일정으로 여행 가서는 사실 원하는 만큼 걷고 오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커피도 마시러 가고 맛집도 찾아가고 이래저래 이동하다 보면 오롯이 걷는데만 시간 할애하기가 또 애매한.. 이번 제주도 여행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그래도 마지막 날 잠시 짬을 내서 제주도 곶자왈을 가볍게 걷고 왔네요.
저희는 서귀포시의 곶자왈 도립공원을 다녀왔는데 제주도에 곶자왈이란 곳이 참 많지요? 구좌 성산 곶자왈지대, 조천 함덕 곶자왈지대 애월 곶자왈지대 한경 안덕 곶자왈지대가 4대 곶자왈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그나저나 곶자왈이란?
화산활동 중에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이 생긴 곳을 부르는 말이라고 해요. 다양한 동물, 식물이 공존하며 곶자왈만의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지역으로 예전에는 경작이 안 되는 지역이라 버려진 땅으로 치부되다 환경가치가 중요시되면서 현재는 오히려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탈바꿈되었다고. (안내책자 참고)
바닥이 암괴인지, 생태계가 얼마나 독특한지 다 느끼지는 못해도 숲이 우거져서 걸어보기 좋은 도립공원이었는데요.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곶자왈 도립공원 운영시간과 입장료입니다. 동절기 입장시간은 오전9시부터 15시로 마지막 입장시간이 오후 3시로 다소 이른 점 참고하시고요. 입장료는 성인 천 원이었습니다.
코스는 총 5가지
테우리길- 1.5km (30분) 태우리(목동)들이 말이나 소에게 꼴을 먹이기 위해 드나들던 길
한수기길- 0.9km(20분) 지역주민들이 농사짓기 위해 만들었던 길
빌레길 - 0.9km (20분) 용암이 만든 넓은 용암지대로 이루어진 비교적 평탄한 길
오찬이길 - 1.5km(30분) 용암동굴 안에 살았다는 오찬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길
가시낭길- 2.3km(왕복구간/45분) 가시나무 종류가 군락을 이루는 원형 그대로의 곶자왈 숲길
어느 길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40분에서 150분까지 다양하게 선택해서 걸어볼 수 있는 길입니다.
저희는 시간이 별로 없어 태우리길과 전방대, 다시 테우리길로 돌아오는 1코스로 걸어봤습니다. 테우리길이라길래 영어 이름 붙인 줄 알았더니 테우리가 목동이라는 뜻이라는 게 신박했네요.
바닥에는 나무 데크가 쫙 깔려있고 규칙 없이 자연스레 자란 나무와 넝쿨 사이로 걸었습니다. 나무데크가 정말 딱 숲에 사람 다닐 길 최소화해서 깔아 둔 느낌이라 좋았네요.
중간중간 큼직한 나무 주변으로 앉아서 쉴 벤치도 있었고요. 단길로 쭉 이어져있고 헤맬 일 없어 좋았네요.
늦가을이지만 숲이 무성해서 오후 시간이라도 햇볕이 거의 다 가려지는 숲이었습니다. 바닥이 암괴라 나무가 자라는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걸로 추청 한다고 하던데 새삼 이 그늘이 더 고맙게 느껴졌네요.
생각보다 금방 도착한 전망대
4층 정도 되는 높이인데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걸어 올라갈 때는 힘들어도 막상 올라가서 보면 또 높이가 그리 높지는 않은 아담한 전망대였는데요. 인근 숲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고 사방으로 멀리 있는 오름들을 볼 수 있었네요.
곶자왈 도립공원 내에 있는 이런 연못도 보였고요.
제주도에서 마지막 날이어서 사려던 식재료들 좀 사고 급 점심 먹고 차 마시고 정신없다가 짧게라도 숲길을 걷고 전망을 보고 오길 잘한 거 같습니다. 언제쯤 제주도 한 달 살기 저도 해볼 수 있을지 짧은 가을 제주도 여행이 아직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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