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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로 재미난 일상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의 트래킹

by 예예~ 2014.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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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이 노곤노곤하다. 장마철 오락가락 하는 비 탓을 하며 나서기를 망설였던 걸음.

분연히 나태함을 떨치고 백운산쪽으로 길을 나섰다.

날씨는 폭염이라는 표현이 딱 적당할 만큼 더웠고, 트래킹 코스에서 사람만나기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옥수수밭을 지나가며,, 7월이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임을 확인한다.

 

 

누군가의 옥수수밭을 지나가며 옥수수에도 정말 종류가 많구나 새삼스레 고개를 끄덕여본다.

사람키보다도 훌쩍 커버린 옥수수의 높이.

아래서 내려다볼 땐 모르겠더니 옥수수밭에서 사람이 나오니 얼마나 큰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붉은 고추도 7월의 뜨거운 햇볕아래 잘 익어가고 있다. 대학교 1학년때 내 의사와 상관없이 반강제적으로 이끌려 갔던

농활생각이 났다. 몸빼바지 입고 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녘에 일어나 고추밭에서 고추를 심었었다.

적당한 간격을 둬야만 고추가 잘 열매맺을 수 있다고 조언하던 선배 얼굴도 문득 떠오른다.

가마솥에 10개의 라면을 끓여 세상에 이 보다 맛있는 라면은 없을거라며 허겁지겁 먹으며 감탄했던 순간들.

지금 그때 그 동기, 선배들 모두 잘 살고 있을까?

트래킹하는 중 만난 고추밭에서...생각이 훌쩍 과거에 다다르기도 한다.

 

 

 

 

 

 

갈맷길 코스 중 하나라고 하지만, 그냥 논밭을 정처없이 걷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엔 불안감도 있었다.

산 속에서 길을 잃으면 어쩌지??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옥수수들을 앵글에 담아보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

갈맷길 9-2 코스 중 일부

계속 직진모드 돌입.

 

이 길은 기대했던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코스였다.

2시간 반 남짓 산을 따라 걷는 동안,

새삼 부산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놀라워하며 가족과 함께 이런 공간, 이런 시간을 만끽할 수 있어

땀흘린 보람이 있는 길이었다.

 

산길을 두시간 걷고 생기는 묵직한 피곤함은 한편으론 뿌듯함을 동반한다.

피곤하다고,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대지만

생산적인 피로함이랄까?  집으로 돌아와 깨끗히 씻고 젖은 머리를 선풍기 앞에서 말리는 중이다.

짧은 일기를 담아보며 키보드를 투닥거리는 중.

오늘은 이 노곤함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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